목회서신

집단장과 마음 단장

황의정 목사 0 15,239 2018.05.03 09:18

사람은 끊임없이 단장합니다. 철철이 집단장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몸단장을 합니다. 말끔하게 청소된 집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습니다. 편안해지고, 소중히 여김을 받는 느낌이고, 또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아름답고 품위 있게 느껴집니다. 교포들의 집단장은 19세기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 듯하지만 가끔 한국에 가보면 집들이 정말 아름답고 편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들어가도 한옥 같은 느낌을 줍니다.

단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몸단장이고 얼굴 단장입니다. 자주 씻고 닦고 바르고 문지르고 또 닦아내고 바릅니다. 예뻐지고 아름다워지고 젊어지고. . . 모든 이, 특별히 여인들의 소원이지요. 얼마 전에 우리 집사님 한 분이 쌍꺼풀 수술을 하셨습니다. 제가 신기한 듯 바라보자 옆에 계시던 남자 집사님이 한 말씀 하셨습니다. “여인이 아름다워지려는 것은 무죄랍니다!”그렇지요. 누가 비웃거나 비난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한 사람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잖아요. 

소위 체면문화라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잠시도 편하게 살지 못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무엇을 입을까하는 고민에서 자유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심지어 지갑과 허리띠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도 있는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단장이 끝도 없고, 만족도 없고, 해도해도 금방 새로 해야 하니 부담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성경은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말라(약2:1)고 강하게 권하십니다. 야고보 사도는 외모로 사람을 취하면 죄를 짓는 것이라(약2:9)고 하셨습니다.

헛간도 천사가 살면 천국이고, 호화로운 저택에도 악인이 살면 지옥입니다. 내 몸과 얼굴을 가꾸고 집단장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 단장입니다. 또 몸단장, 얼굴단장에 가장 효과가 있는 것이 마음 단장입니다. 사람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의 화려함에 있지 않지요.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평안과 기쁨, 그리고 감사와 만족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집니다. 그래서 마음을 가꾸어야합니다.

집단장할 때 우리는 우선 쓰레기와 오물을 거두어 버립니다. 바닥과 벽과 천정과 창틀과 문지방에 낀 때를 벗겨냅니다. 환기를 하여 신선한 공기로 채우고, 잘 어울리는 벽지를 바릅니다.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어질러지고 더러워집니다. 그래서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했다고 해도 자주자주 쓸고 닦아야 합니다. 방에서 음식을 먹었을 때에도 얼른 빈 그릇을 치웁니다. 음식 먹고 빈 그릇을 그냥 두면 냄새도 나고 공기도 오염되고, 방이 더러워집니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벗은 옷은 얼른 빨래 통에 넣고, 또 오래지 않아서 빨래를 합니다. 빨랫감을 방안에 오래두면 역시 냄새가 나서 방안 공기를 탁하게 합니다. 

마음을 가꿀 때에도 비슷합니다. 마음에 미움과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분노와 증오를 털어버려야 합니다. 마음의 쓴 뿌리를 뽑아내고, 이런저런 상처를 치유해야 합니다. 이것이 마음의 쓰레기와 오물청소입니다. 집안을 자주 쓸고 닦듯이 마음을 살펴 어두움이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나 살핍니다. 그리고 용서와 잊어버림이라는 마음의 걸레질을 종종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드나들 때마다 집안 청소하듯이 사람들과 대화를 한 뒤에는 꼭 마음 청소를 해야 합니다. 흉보는 말, 비난하는 말, 정죄하는 말, 판단과 정죄의 말은 쓰레기통 비우듯 해야지요. 그리고 칭찬의 말, 인정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약한 자를 붙들어주고 세워주는 말, 사랑과 감사의 말은 예쁜 액자에 넣어 걸어둔 그림처럼 마음의 벽 여기저기에 잘 걸어 둡니다. 종종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하듯 십자가 앞에 조용히 앉아 내 마음을 살피고, 원망과 불평, 불순종과 감사치 못함, 또 용서하지 못함이 없나 보고, 낱낱이 자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내 입을 관찰하면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내 귀에 달콤했던 말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말해줍니다.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죄인이 죄를 탐합니다. 

마실 왔다가면서 벼룩도 옮기고 감기도 옮깁니다. 미움의 바이러스를 옮겨다 준 사람을 용서하세요. 사랑하던 사람, 신뢰하던 사람,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을 의심의 눈으로 보게 하였거나 두려워하게 한 사람을 용서하세요. 그리고 좋은 말, 좋은 면만을 기억하도록 하세요. 여린 마음에 가시를 품지 마세요. 순백의 마음에 먹물 통을 넣어두지 마세요. 향내 나는 마음에 냄새 나는 빨래 통을 오래 두지 마세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을 내가 들여다보며 행복의 미소를 짓고, 감사의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세요. 생명이 거기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에 계십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마음을 보좌로 삼고 우리를 다스리십니다. 문을 열면 방안의 향기가 나오듯 입을 열면 마음의 가득한 평안, 감사, 행복, 부드러움이 뿜어나게 하세요. 입을 열면 인정과 칭찬과 세워줌과 격려가 울려 퍼지게 하세요. 마음을 잘 가꾸세요. 내 마음은 내가 가꾸어야지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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