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

황의정 목사 0 11,299 2018.05.03 09:15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 

귀여운 새들이 노래하고

집 앞 뜰 나뭇잎 춤추고

해님이 방긋이 고개 들면

우리 집 웃음꽃 피어요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아빠가 퇴근을 하실 때면

양손엔 선물을 가득히

우리 집 꼬마들 좋아서

엄마 아빠 좋아요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즐거운 휴일엔 단 둘이서

아무도 모르게 살짝꿍

우리 집 꼬마들 화가 나서

아빠는 엄마만 좋아해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아빠 엄마 좋아 엄마 아빠 좋아

랄라 랄랄랄라 랄라 랄랄랄라랄라 랄랄랄라 랄라 랄랄랄라

양동이씨(?)가 작사해서 이탈리아 민요에 붙여 부른 추억의 동요입니다. 어려서 자주 듣던 동요인데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인터넷으로 가사를 찾아보고, 동영상으로 어설픈 소녀의 연주도 들어보았습니다. 어려서 우리 엄마와 아빠가 즐거운 휴일에 단 둘이서 아무도 모르게 살짝꿍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그래도 이 노래가 뇌리에 새겨져서 수십 년이 지나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니 속으로 이렇게 살고 싶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가 서울에서 사업을 하시다가 오시면서 선물을 한 보따리 사 오신 것은 기억합니다. 제가 중학교에 가서도 쓸 수 있을 큼지막한 학생용 가방을 사오셨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일이 잘 되면 아코디온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던 것도 기억합니다. 아코디온을 가져보진 못했어도 볼 때마다 아버님의 사랑을 느끼곤 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서로 큰소리치며 싸우시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버님은 종종 소리를 치셨지만 어머님은 한 번도 우리가 보는데서 아버님께 말대꾸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키 크고 잘 생기신 아버님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고, 글을 잘 아시고 일본어도 잘 하시던 아버님, 멋진 제복을 입고 출퇴근 하시던 경찰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셨습니다. 많이 편찮으셔서 누워계실 때에도 부엌에서, 물동이를 이고 오시면서 깊은 한숨을 쉬는 소리는 들었지만 원망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강한 생활력으로 한 때 생선 두부장사도 하시고, 약 장사도 하셨지요. 아버님 좋아하시는 고기 한 근 끊어 오실 때에 참 기뻐하시던 모습이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밥 솥 한 가운데 한 줌 쌀을 넣어 지은 밥을 먼저 아버님 밥그릇에 퍼 담으시고, 남은 꽁보리밥을 착착 이겨서 부드럽게 하여 우리 밥그릇에 담아주시던 힘차고 억세었던 팔이 생각납니다. 거친 손으로 등을 쓱쓱 문지르기만 해도 시원했었습니다. 절망하신 적이 없으시고, 남을 험담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복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부잣집에 태어나 수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복이지요. 지칠 줄 모르는 건강한 체질, 가지런한 예쁜 치아, 맑은 목소리도 복이지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도 복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공부 잘하는 지능도 복입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며 사는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는 복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아빠만 좋아한다며 토라져본 경험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 복덩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꼬-옥 안아주시는 엄마 아빠가 있다면 천하를 얻은 것과 다를 바 없지요. 엄마 아빠의 추억으로 행복하게 5월을 맞이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네요. 여러분도 그렇지요?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자녀들의 질투심을 자극해 보아야겠습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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