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금식기도

황의정 목사 0 14,259 2018.05.03 08:30

1979년 6월에 금식 기도원에 갔습니다. 군대에서 휴가를 얻어 먼저 3일 금식하고 집에 가려는 참이었습니다. 한 달 전에 처음 만난 Miss Lee하고 함께 금식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3일을 금식했는데 Miss Lee는 미리 이틀을 금식하고 왔기 때문에 닷새를 굶게 되었습니다. 군종사병으로 매주 설교를 하는 제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능력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아파서 요양 중에 있던 Miss Lee를 고쳐주시기를 빌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제가 얼마나 능력을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아도 자매의 병은 고쳐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사귐이 4년 반이 지나 한 가족이 되었지요. 하나님은 2남 1녀도 주셨습니다. 감사하지요.

목회를 하면서 자주 금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금식 아닌 굶식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개척을 하면서 끼니를 잇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고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구하기 위하여, 능력을 구하기 위하여, 부흥회를 앞두고, 성전 이전을 앞두고 금식을 했습니다. 기도하기 위하여 금식을 하는 것인데 배가 고프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지고 입을 열어 말하기도 힘들어 그냥 생각으로만 기도하다가 동치미 국 한 사발 마시고 나면 힘이나서 부르짖기도 했었습니다. 한 번은 교인이 얼마 안 될 때인데 여전도회장을 맡은 집사님께서 시험에 드셨는지 교회를 안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맥이 탁 풀리면서 밥맛이 싹 가셨습니다. 3일을 마냥 굶었습니다. 맘을 돌려 교회에 다시 나오게 해달라고도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안 나오면 벌을 주시라는 생각은 더 못했지요. 다 담임전도사인 제가 모자라고 부족해서 그런 것을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이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요. 3일째 오후에 집사님 집에 한 번 찾아가보기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 조용히 앉았습니다.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집사님께서 계면쩍은 웃음을 웃으시면서 “전도사님, 저 열심히 할께요!”합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둘로스교회를 개척한 뒤로 자주 금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온 교우들이 릴레이 금식도 하고, 작정 금식도 했지요. 3년 동안 아침금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도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금식을 자주했습니다. 금식은 그 자체가 하나님을 섬김이 됩니다. 금식과 기도는 구별되는 경건생활입니다. 이 둘을 합하여 더 간절하게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이지요. 

불경기가 되어 성도들의 형편이 많이 어렵습니다. 40일, 1,000일 작정 새벽기도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충성스럽게 봉사하시던 권사님이 아무 말도 없이 안 나오신지가 몇 주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성령 안에서 기도에 힘쓰던 어느 날 성령의 감동을 받은 아내가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금식을 하겠다는 계획이 없었으니 몇일을 한다는 계획도 없었지요. 3일, 1주일, 10일이 되고 2주가 지나면서 마침내 3주를 금식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내가 20일째 금식하는 날입니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 .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를 호위하리니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사58:6-9). 79년의 금식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립니다. 함께 금식하며 기도하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금식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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