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하는 말에 우리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어떤 말은 강한 자기 의지가 드러나고 어떤 말에는 끌려 다니는 수동적 의지가 드러납니다. 종종 사람들은 . . .한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자신 있게 재밌어요, 기뻐요, 잘 했어요 라고 딱 부러지게 말을 못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맛있는 것 같아요, 잘 한 것 같아요 라고 끝을 흐립니다. 말하는 사람의 이성적 판단과 의지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고 무엇엔가 끌려가는 표현입니다. 자신감이 없습니다. 화가 난다는 말도 비슷한 표현이지요. 어떤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그 일로 인하여 화를 낼 것인가 안 낼 것인가를 내가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화가 난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서 그 일로 화가 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화를 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일 자체가 화를 내게 하는 능력이 들어있고, 나는 그 일에 대하여 화를 낼 것인가 안 낼 것인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화가 난다! 화를 낸다! 지난 번 다일공동체 생활영성 수련회에 다녀오기까지는 이 두 말의 차이를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두 말을 확연히 구별하게 되자 신기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수련회 기간에 틈새 발견하기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일들 중에 가장 화가 났던 일을 한 가지씩 말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정말 무시무시한 말을 듣고 마음에 상처로 안고 살아오셨습니다. 엄마가 어린 딸에게 보딴지(음부)를 찢어버릴 년!이라고 한 말이 화가 날 일입니까? 남편이 당신은 언제나 당신 맘대로 해!라고 한 말이 화가 날 일입니까? 형이 동생에게 잘 못을 뒤집어씌우면서 네가 했어!라고 한 말이 화가 날 일입니까? 남편이 아내에게 oo년이라고 한 말이 화가 날 일입니까? Group Leader는 계속 반복적으로 묻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화가 날 일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10번 20번 30번 반복적으로 화가 날 일이냐고 묻자 생각이 깊어집니다. 이런 억지 말을 들으면 억울하고 화가 나지요. 그래서 소리를 지르거나 분풀이를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은 동일한 일을 당하고도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어떤 일 자체가 화를 내게 하는 본질적 능력이 있다면 동일한 일을 당한 사람은 모두 화를 내야 하는데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화를 내도 그 정도가 각각 다르지요. 그러니까 자극과 반응은 전혀 별개의 일입니다.
중국의 어느 포주에게 두 딸이 있었습니다. 큰 딸은 창녀로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포주였는데 어찌 당신은 이렇게 살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달리 살 수가 있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작은 딸은 크게 성공하여 사회적으로 지도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거룩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포주였는데 어찌 당신은 이렇게 살 수가 있습니까? 작은 딸이 확고하게 대답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달리 살 수가 있습니까? 동일한 환경에 대하여 전혀 상반된 반응을 한 것입니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동일하게 반응하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자신의 의지와 판단과 결단으로 독특하게 반응할 수 있는 자유인으로 지음 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자극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가난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더 비참하고 가난하게 삽니다. 어떤 이는 가난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가 됩니다. 어떤 이는 병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평생 골골하면서 삽니다. 어떤 이는 병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특별히 힘을 써서 건강과 장수를 누립니다. 어떤 이는 학교를 못 다녔기 때문에 평생 무식자로 삽니다. 어떤 이는 학교를 못 다녔기 때문에 부지런히 학습해서 지식인으로 살아갑니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이나 경험하는 자극을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응은 내 주관에 속한 것입니다. 비난을 받아도, 실패해도, 매를 맞아도, 칭찬을 받아도 그에 대한 반응은 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 자극과 반응의 틈새가 확연하게 보일 때에 마치 도사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내 반응을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죄가 커서 예수님을 못 믿습니다. 어떤 이는 죄가 커서 예수님을 잘 믿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어떤 환경이든지 반응과 태도를 결정하라는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선물, 자유의지(自由意志)는 위대한 선물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