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아버지 구하기 작전

황의정 목사 0 10,818 2018.05.03 07:35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재임 초에 대통령 못 해먹겠다! 고 하시어 말거리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요?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미국 시사주간지 Time 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통치하기가 어렵다고 시인하셨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소고기 파동과 석유 파동으로 국내외 사정이 어려우니 안 그럴 수가 없을 것입니다. 모든 조건과 상황이 지도자로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6월15일은 미국의 아버지 날(Father\'s Day)입니다. 어렵네, 어렵네! 해도 요즘 아버지 해먹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곳곳에서 아버지 못해먹겠네! 하는 탄식과 좌절의 소리가 들립니다. 가끔씩 아버지 구하기 작전으로 아버지 학교가 있고, 서점에 아버지를 위한 책들이 나옵니다만 불행한 것은 아버지들이 이런 혜택을 누릴 만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불쌍한 자여, 그대 이름은 아버지니라! 날마다 작아지는 자여, 그대 이름은 아버지니라! 날마다 설 땅을 잃어가는 자여, 그대의 이름도 아버지니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꿈의 실현을 목전에 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살 때에 아버지가 이혼하고 케냐로 가신 뒤에 의붓 아버지와 살다가 외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습니다. 하와이 대학과 하버드 대에서 공부한 아버지는 11살 때에 딱 한 번 만났을 뿐입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원래 성이 클린턴이 아닙니다. 의붓아버지의 성을 따서 클린턴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없이도 위대한 성공자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아버지가 과연 필요한가를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할아버지가 상원의원이었고, 아버지가 대통령이셨던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은 40세가 될 때가지 방탕과 방황의 세월을 살다가 재기하여 성공했지만 아버지 없이 자라 성공한 사람들은 그런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었지요.

한국의 아버지는 권위의 상징이었습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를 동일하게 존경하고 순종하고 섬길 대상으로 삼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권위가 송두리째 사라졌습니다. 임금의 권위는 임금님과 함께 사라졌고, 선생님의 권위는 날로 무너지고 있고, 아버지는 점점 초라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유교 교육의 근간이랄 수 있는 3강5륜은 이렇게 말합니다.

三 綱 (삼강)

父爲子綱(부위자강)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이고 

君爲臣綱(군위신강) 신하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고

夫爲婦綱(부위부강)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다.

五倫(오륜)

君臣有義(군신유의)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어야 하고

父子有親(부자유친) 아버지와 아들은 친함이 있어야 하며

夫婦有別(부부유별)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長幼有序(장유유서)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어야 하고

朋友有信(붕우유신) 벗과 벗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어느 중학교에선가 3강5륜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답이 나왔답니다. 3강은 압록강, 두만강, 한강이고, 5륜은 자동차의 4바퀴와 스페어 타이어라구요. 이 정도니까 아버지를 섬김이 사람됨의 근본이라는 것을 어찌 알겠어요? 

흔히 3강5륜이 아랫사람의 도리만 강조하고 윗사람의 도리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군자지도(君子之道), 즉 성현군자(聖賢君子)의 길을 추구하는 유학에서 임금과 아버지와 남편의 도리는 기본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백성을 사랑으로 다스려야 하고, 아비는 자식을 친밀하게 돌보아야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도리를 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학자들은 아내에게 존댓말을 합니다. 졸부들이 자신의 권위와 특권만을 주장하면서 오해한 것이지요. 

아버지 여러분, 우리 다 같이 아버지 구하기 작전을 펴야겠습니다. 항상 아버지는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행하는 사람입니다. 누가 아버지의 실추된 권위를 찾아 주기를 기다릴 것이 아닙니다. 먼저 아버지는 자녀들과 친밀함을 개발해야 합니다. 함께 놀아주세요. 씨름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작은 약속도 성실하게 지킵니다. 실수했을 때에는 미안하다고 하시면 됩니다. 자녀들의 말을 잘 들어줍시다. 아버지는 말없이 말하는 존재입니다. 가만히 계시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에게 안정감과 신뢰와 사랑을 말하는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 . .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요 11:41b). 아이들이 놀 때, 가만히 옆에 앉아 계세요. 하나님은 임마누엘이십니다. 아버지도 자녀에게 항상 곁에 있는 존재입니다. 말할 때는 감정적으로 할 것이 아닙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4).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 아버지들의 모델입니다. 하나님도 아버지시니까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크리스천 아버지로부터 아버지의 참 권위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아버지 여러분, 힘내세요! 아버지가 최고입니다! 아버지가 희망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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