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고물 자동차와 늙은 지구

황의정 목사 0 15,975 2018.05.03 07:34

처음 미국에 와서 중고 자동차 여러 대를 탔습니다. 선교사가 유학을 왔으니 단 한 푼이 아쉽기 때문에 좋은 차를 살 엄두도 못 냈습니다. 후배 목사님의 안내로 10년이 넘은 Buick Century 붉은 색 차를 샀습니다. 차체가 크고 승차감이 좋아 마치 달리는 응접실 같았습니다. 이 차는 다 좋은데 브레이크가 자꾸 문제가 생깁니다. 얼마 안 되어 자꾸 소리가 납니다. 그러다가 Freeway에서 사고가 나서 폐차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급한 김에 Honda Civic을 샀습니다. 너무 작고 낮아서 땅 바닥에 딱 붙어서 다니는 듯 했습니다. 아내는 얼마나 맘이 상했는지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차는 고장이 전혀 안 났습니다. 큰 아이가 운전면허를 딴 뒤 얼마 안 되어 사고를 내는 바람에 폐차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즈다 중에서 제일 작은 차를 샀습니다. 아마 1200달러나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또 Buick을 샀습니다. 첫 차에 대한 향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값이 저렴하였지요. 이 차를 타고 Las Vagas, 후버 댐, 그랜드 케년, 세도나와 아리조자 피닉스도 다녀왔고, 샌프란시스코와 요세미티도 다녀왔습니다. 이 차는 작은 접촉 사고가 났는데도 워낙 차가 고물이라 폐차가 되고 말았습니다. 엊그제도 최장로님께서 이 차 이야기를 하시면서 아까워하셨습니다. 차 한 대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10년도 훨씬 넘은 BMW 2 door를 샀습니다. 막상 사고보니 수리할 곳이 너무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한 2년 타다가 제자 선교사님을 드렸는데 수년을 타고 다니셨습니다. 6년 동안에 고물 자동차 6대를 탔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말합니다. 이제 다시는 중고차 안 탈 거예요! 그래서 5년 전에 Kia Optima 새 차를 샀습니다. 열심히 세차하기는 아마 이 차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달에 마지막 할부금을 냈습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payment 없는 차 좀 타야겠어요! 다시 고물이 되었지요.

미국 생활에서 자동차는 가장 중요한 생활필수품 중의 하나입니다. 아파트와 함께 할부(payment)의 상징입니다. 새 차를 타든 중고차를 타든 시간이 지나면 다 고물이 됩니다. 그래서 차를 자꾸 바꾸게 됩니다. 저희 가정만이 아니라 미국에 산 세월은 자동차를 갈아탄 경력만큼 화려합니다. 자동차가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게 있어서 다행입니다. 낡아 고물이 되면 팔아버리고 새 차를 사면됩니다. 좀 목돈이 들어서 그렇지 차가 없어서 못 살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들어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씨가 춥고, 비가 자주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요. 세계 곳곳에서 천재지변이 일어납니다. 미얀마(버마)의 사이클론으로 100만여 명이 죽었다는 보도와 중국의 지진 소식으로 마음이 스산합니다. 이어지는 여진과 저수지 댐이 무너질 위험에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10년 이상 사역을 하고 계신 후배 선교사님의 S.O.S. 편지가 왔습니다. 군사독재 정부가 외국의 구호단체의 손길을 외면하고 돈과 식량만 달라고 하는 중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즐비하여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는 아우성입니다. 이런 와중에 늙은 지구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중국의 지진은 쓰촨성에 막은 댐에 물을 담기시작하면서 너무 많은 물이 한 곳에 모이자 지구가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여 지진이 났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물의 무게가 지구 자전 궤도를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세계 최대인 중국은 무엇이나 세계 제일을 선호하여 전문가들의 재앙 예고를 무시하고 댐 공사를 강행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문제는 늙어버린 지구를 소생시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동차처럼 새 것으로 갈아치울 수가 없습니다. 다른 별로 이사를 갈 수도 없습니다. 지구와 인류는 공동운명체니까요. 환경보호라는 것이 남들이 알아서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그 동안 무심하게 실았는데 이제는 그럴 때가 아닌듯합니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경고하였습니다. 지구의 종말을 알리는 시계가 11시 55분에서 57분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정치가들이 이를 위해서 세계적인 합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자꾸만 늙어가고 있습니다. 나이든 몸이 여기저기 아프듯이 지구가 몸살이 나서 지진도 나고, 홍수도 나고, 쓰나미에 사이클론과 토네이도와 태풍이 일어 매년 세계기록을 갱신하는 재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일어나는 지구의 종말을 적나라하게 예언하고 있습니다. 요한계시록 8장에 보면 일곱 나팔의 재앙에 지구의 3분의 1일 철저하게 파괴되는 모습이 나옵니다. 16장에는 일곱 대접 재앙이 나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사람이 멸망당하는 장면이 무시무시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재난 당한 사람들을 힘껏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끝은 아직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니라 (마24:6-8).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거기 취해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있어 기도하라!(마26:41)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다시 오실 날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낡은 지구를 버리고 이사 갈 수는 없지만 예수님 안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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