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공원에서 드리는 예배

황의정 목사 0 11,186 2018.04.28 09:06

존 웨슬리 목사님은 18세기 영국 성공회 신부(목사)였습니다. 목사님의 아들로 태어나 경건하게 자랐고, 옥스포드 대학 시절 신성클럽(Holy Club)을 만들어 아주 규칙적으로 기도하고, 성경을 연구하고,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경건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미국 조지아 주에서 선교사로 사역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구원의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방황하였습니다. 낙심하고 지쳐서 귀국하는 배에서 풍랑을 만났습니다. 몹시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1754년 5월 어느 수요일 밤에 작은 교회에 들어가서 집사님이 마틴 루터의 로마서 주석 서문을 읽는 소리를 듣다가 예수님만을 의지하여 자신이 구원받았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9시 15분 전에 이상하게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 그 분만을 온전히 의지하게 되었다고 일기장에 기록했습니다. 갑자기 구원의 확신을 얻은 웨슬리 목사님의 설교가 열정적이 되었습니다. 영국 성공회에서 웨슬리 목사님에게 교회당 안에서 설교하지 못하게 금했습니다. 너무 열정적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불신자들이 모인 곳을 찾아 탄광의 광부들에게 가서 야외에서 설교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탁발 수도사로 구걸하고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자들을 섬겼습니다. 어느 날 구걸하는 거지를 만났는데 한 푼도 줄 것이 없고 불쌍한 마음을 주체할 것이 없자 덥석 끌어안았습니다. 형제여, 예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 순간 그 거지는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그는 평생 그 거지가 예수님이셨다고 믿고 살았습니다. 산에서 나무들을 향해 설교를 하고, 새들과 대화도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나무와 풀과 구름과 하늘을 나는 새들도 그와 함께 예배하였습니다. 큰 성전 안에서보다 넓은 들과 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더 깊이 느끼면서 크신 하나님께 맘껏 찬양과 경배를 올려드린 것입니다.

예수님은 1주일에 한 번 회당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하며, 모든 사람이 그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어찌 1주일 내내 기다릴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은 산에서도, 들에서도, 해변에서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항상 설교하시고,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주셨습니다. 18세기의 조지 휫필드 목사님이나 존 웨슬리 목사님이 수천명에서 수 만명이 모이는 야외집회에서 마이크도 없이 설교했습니다. 1세기의 예수님은 여자와 아이를 제외하고도 5000명이 모인 자리에서 며칠씩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의 예화는 생생한 자연에서 나왔습니다. 들에 핀 백합화를 보라. 솔로문의 모든 영광으로 입은 것도 이 꽃만큼 아름답지 못하지 않느냐? 또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지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먹이시느니라. 하물며 너희를 먹이시지 않겠느냐? 농삿군을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농부가 씨를 뿌릴 때에 더러는 돌밭에, 더러는 가시밭에,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지만 옥토에 떨어지는 씨앗은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느니라!. . . 지나가시다가 어린아이를 보시면 안아주시며 어린아이들의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은 이런 아이들의 것이니라!고 말씀하시고 축복하셨습니다. 야외예배에서나 볼 수 있는 생생한 메시지와 정겨운 모습입니다. 멋진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야외에서 예배합니다. 매주 예배당에서 질서정연하게 드리는 예배에 익숙한 우리들의 야외예배는 어떤 예배가 될까요? 확성기 없는 설교, 악기도 없고 프로젝터 없이 프린트한 악보 보며 드리는 찬양, 어지럽게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마냥 불편해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예배에도 웨슬리 목사님의 확신과 열정이 있고, 성 프랜시스의 친밀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온 천지를 품에 아우르는 포용과 함께 새 장에서 풀려난 새와 같이 마음과 영혼이 창공을 훨훨 나는 자유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부가 손잡고 호변 잔디밭을 거닐고, 아이들과 보트도 타시기 바랍니다. 평소 낯설던 성도들과 나란히 앉아 속내를 들여다보시고 함께 웃으세요. 함께 천국을 향해 가는 동지입니다. 맛있는 바비큐로 힘을 얻어 힘차게 뛰기도 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털썩 주저앉아 뒤로 손 짚고 하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행복함을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천사들이 노래하여 축하합니다. 여기도 하나님의 집이요 성전입니다. 할렐루야! 아멘!!.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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