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습니다. 잘 되고 성공한 인생의 원인은 다 내가 잘나고, 내가 열심히 일하고, 내가 운(運)이 좋아서, 내 팔자가 좋아서 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내 삶의 모든 불행은 조상을 잘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한다는 말입니다. 탓이란 어떤 일의 원인 제공자를 밝히는 것입니다. 나라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우면 대통령이 무능한 탓이요, 그래도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다 노동자들이 피땀 흘리면서 고생한 까닭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 가정이 불햏한 것은 다 배우자가 못난 탓입니다. 이만큼이나마 굶어죽지 않고 사는 것은 다 내가 알뜰하고, 부지런한 탓입니다. 나는 이런 인생을 살 사람이 아닌데 배우자를 잘 못 만나서 이토록 고생합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사상이 강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어떤 일이든지 반드시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이런 사고가 매우 유용합니다. 제대로 생각만 하면 어떤 어려움이든지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면 되니까 바람직한 생각입니다. 문제는 그 불행과 실패와 어려움의 원인을 내 안에서부터 찾기 보다는 밖에서, 남에게서, 특히 자기 삶에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서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불행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평발은 운동을 못합니다. 그러나 평발에 키가 작았던 마라도나는 축구 신동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선수가 됩니다. 천식을 앓으면 숨이 짧습니다. 운동선수를 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천식을 치유하려고 시작한 수영으로 박태환 선수는 세계 대회에서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선천성 소아마비로 태어나 평생 스스로 바로 앉아보지도 못하고, 학교에는 가 본 적도 없고, 누가 가정교사로 옆에서 가르쳐준 사람이 없는 여인이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송명희 시인이야기입니다. 10대 후반에 수영하다가 목 뼈가 부러지면서 전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입으로 펜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휠체어에 앉아서 강연을 하고,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었습니다. 조니 에릭슨 타다의 이야기입니다.
어려서 어머님의 한숨을 자주 들었습니다. 자녀들의 피부가 검은 것도, 기관지와 폐가 나빠서 몹쓸 병을 앓는 자식이 있는 것도, 눈이 나빠서 색약이 된 것도 다 외탁(모계를 닮았다)이라고 하시면서 쓰린 가슴을 쓸어내리시고 땅이 꺼질듯이 한숨을 쉬곤 하셨습니다. 배우지 못하신 어머님이 어찌 이런 유전적인 것을 아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더 아픕니다. 철없는 자식들이 학교에서 배웠다고 하면서 어머님을 일깨워(?)드린 것이지요. 남의 탓을 잘 안하시는 어머님은 그 말들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고 늘 죄인처럼 자기 탓을 하셨습니다. 생각하면 제 가슴도 쓰리고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상님들이 고맙지. 이렇게 끌끌한 아들들을 주셨어. 키도 크고, 인물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말 잘 듣고, 효도하고. . . 어떤 때는 크고 둥근 밥상에 7남매가 둘러앉아 전쟁을 치르듯이 밥그릇을 비워내는 모습을 지켜보시다가 먼저 비우고 일어나면서 툭 내민 배를 쓰다듬는 아들의 머리를 만지십니다. 아이고, 내 새끼. 밥도 잘 먹지. 아무것이나 잘 먹지! 가끔 동네 어르신들이 마실 오시면 자식 자랑을 하시면서 조상님 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쁜 것은 내 탓이고, 좋은 것은 조상님 탓이라는 것입니다. 후에 예수님을 믿고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상님이 우리 하나님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인류의 타락을 하나님 탓으로 돌리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믿고 구원받게 되는 것을 성령님 탓으로 돌립니다. 성령님은 예수님 탓으로 돌립니다. 이런 하나님을 본받아서 한 때 한국의 천주교회가 내 탓이요! 운동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내 탓이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습니다. 내 탓 네 탓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잘 하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여기에서 갈립니다. 예수님 닮은 사람과 어둠을 닮은 사람이 여기서 갈립니다. 잘 되면 주님 탓이요, 못되면 내 탓이라 하세요. 어려움을 내 탓이라 하면 주님께서 도우십니다. 불행을 네 탓이라 하면 마귀가 도와줍니다! 아시겠어요? 명심하세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